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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공부/SW정글

WEEK01 돌아보는 시간

by realbro.noh 2021. 8. 8.

1. 지나온 과거에 대한 성찰

-기계공학과 선택 :

고등학교때 독서를 좋아했다. 그때 리처드 도킨스님이 쓴 책을 많이 읽었다. "지상 최대의 쇼",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 등이었다. 주로 동물행동이랑 진화에 대한 내용이었다. 진화론에 흥미를 가지면서 생물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관심을 갖게 되었고 눈의 발전, 뇌의 발전 등 꼬리를 물고 관련 주제에 대해 읽었다. "최무영 교수의 물리학 강의", "뇌, 생각의 출현" 등을 통해 우리의 의식이 발현되는 기관인 뇌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는 것이 기억이 난다. 대학 입시에서도 "바이오 및 뇌공학과"를 희망으로 입학을 했다.
하지만 1학년을 마치고 기계공학을 전공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이유는 일반물리학1 과목에서 배운 역학이 가장 재미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주위의 거의 모든 현상에 대해 기초적인 역학으로 설명할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2학년 기계공학과로 진학한 이후에도 4대역학과 수학을 꽤 재미있게 배웠다. 이전에는 생각도 하지 못했던 구조물의 안정성, 움직이는 물체의 표현과 속도, 가속도 도출 방법, 열기관의 사이클 시스템, 유체의 운동 표현 등 우리 일상 생활과 밀접한 부분을 설명해주어서 좋았다. 재밌게 배웠고 현실을 보는 시각도 많이 바뀌었기에 기계공학과를 진학한 것에 큰 후회는 없다.

- 유도부 :

 고등학교때 배드민턴부를 했다. 체육 선생님이 아마추어 우승이라 그런지 매우 잘하시기도 했지만 잘 가르쳐 주셨다. 대학 진학 후 배드민턴을 이어서 하려고 했다. 하지만 약간 허접한 유도부 모집 공고를 보고 흥미가 생겼다. 사전 체험을 할 수 있다기에 갔더니 처음 온 사람에게도 꽤 높은 강도의 운동을 시켰다. 많이 힘들었다. 하지만 당시 "이거를 이겨내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유도부에 등록했다. 1학년, 2학년때는 거의 공부랑 운동만 했을 정도로 열심히 참여했다. 유도 실력은 크게 늘은 것 같지는 않지만 정신력과 체력을 기른 것 같아 만족스럽다.
유도부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사람들이다. 유도부 선배가 프로그래밍을 하도록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프로그래밍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선물해주면서 대학 입학 후 뜸했던 독서에도 다시 관심을 가졌다. 역시 책을 읽어야 생각이 넓어지고 정신상태가 바뀌는 듯하다.

- 공기업 - 대학원 - 취업준비:

전역 후 복학하면서 앞으로 뭐할지 이것저것 알아보았다. 맨 처음 알아본 것은 공기업이었다. 이때까지는 매우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는 성향이었다. 그래서 공기업에 필요한 "컴퓨터활용능력 1급", "한국사능력검정시험 1급"을 취득했다. 지금 생각하면 준비한 시간이 아깝다. 
공기업을 생각하고 있었지만 4학년때 개별연구를 병행했다. 우리 학교에서 그래도 가장 좋은 제도라고 생각하는데 대학원 경험도 하지 않는 것은 아깝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때까지 배운 것 중 가장 흥미로웠던 "유체역학" 연구실에 문의를 드렸고 4학년 1학기 개별연구를 했다. 개별연구에서 처음으로 논문을 찾아 읽고 실험을 직접 설계하고 실험 기구를 직접 만들면서 많이 배웠다. 또한 그곳에 계셨던 박사과정 형이 매우 잘해주셔서 너무 고마웠다. 찾아뵙고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4학년 1학기 유체연구실에서 개별연구를 하면서 유체 분야를 하겠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기계공학 대학원에서 석사를 하는 것이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대학원 입학을 준비했다. 4학년 2학기때는 친구가 있던 신소재 응용설계 연구실에서 학부연구생을 했다. 대학원 입학 직전 학기였으니 거의 그 연구실에 가는 것으로 되어 있었고 그에 맞게 과제가 주어졌다. 3D 열전 모듈을 만들기 위해 실험을 설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복합재료 가공에 대한 리뷰 논문 자료 조사에 참여했다. 여기서 단기간에 논문을 많이 찾아 읽고 발표 준비도 하고 많은 것을 하면서 많이 배웠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연구를 진행하는 것은 결과도 좋지 않을 것이고 석사 기간 중에 언젠가 그만둘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최대한 빨리 입학을 포기했다. 빨리 말씀드리는 것이 다른 학생에게 기회를 빼앗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대학원 입학 포기를 한 후 마음이 편해졌다. 바쁘게 생활하다가 갑자기 시간이 많아졌다. 그래도 놀지는 않고 인턴을 신청했다. 기계공학과 학생으로서 대학원 진학 외에 남은 길은 거의 취업준비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졸업 전 마지막 겨울 방학에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기구개발 직무로 인턴을 할 수 있었다. 코로나 상황이었기에 자취방에서 비대면으로 진행한 점이 아쉬웠다. 하지만 회사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와 발표준비를 하면서 많이 배웠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기업 문화가 선진적이라고 느껴졌다(인턴들에게 그렇게 느껴지라고 의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삼성전자에 가기 위해 3월까지 준비했다.

- 프로그래머

취업 준비를 하던 중 위에서 언급한 유도부 선배의 연락이 왔다. 만나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기계공학을 해왔다고 대학원/ 취업준비의 길 밖에 없다고 생각한 내게 "가진 도구만으로 선택하는 것은 안타깝다"며 새로운 길이 있음을 알려주었다. 알파폴드의 단백질 구조 예측, 수학, 생명기술 등 세상이 어떻게 미쳐 돌아가는지 처음 알았다. 이렇게 놀라운 세상에 살면서 삼성전자에서 기구개발을 하겠다고 아둥바둥했던 것이 웃겼다. 이렇게 놀라운 기술 발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싶었다.
1학년때 전산학과를 선택하지 않은 것은 첫째 기계공학이 재밌어 보였고, 둘째 전산학과는 원래 프로그래밍을 하던 친구들이 가는 것이라 가면 잘 못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졸업 시점에서 생각해보면 여태 해온 것은 모두 새로운 것이었다. 2학년때 4대역학, 3학년때 열전달, 수치해석, 전자공학, 기계요소설계, 4학년때 많은 팀프로젝트와 대학원 과목을 모두 전에 배우지 않았고 그때그때 부딪혀가며 배운 것이었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혼자 공부하는 방법과 영어자료(논문, 영어강의, 영어 텍스트북)로 공부하는 방법을 배웠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와는 동기부여(프로그래밍을 배우고 싶다는 마음가짐), 학습 능력이 달라졌기에 충분히 할만하다고 생각해서 바로 취업준비를 때려 치우고 코딩을 공부했다. 혼자 하면서 전공책을 보기도 하고(금방 질렸다) 라이브러리 강의를 듣기도 하고, 선형대수를 복습하기도 하고 적지 않은 삽질을 했다. 그러던 중 SW 정글을 다시 그 선배가 추천해 줬다. 친한 교수님이 운영하시는 것이라기에 믿고 신청했다. 2주의 사전학습동안 혼자 부딪혀가며 많이 배웠다. 역시 이론 공부보다는 일단 해보고 다시 공부하는게 효과가 좋은 듯하다. 다행히 좋은 결과가 있어서 SW정글 2기에 함께하게 되었다.

2. 5개월 동안 어떤 것을 얻어가고 싶은지

- 열정

정글에 함께하시는 분들은 거의 다른 분야의 일을 하다 오신 경우이다. 그래서 모두 동기부여가 되어 있어 열심히 하시고 열정이 가득하다. 혼자 공부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이 정신력이다. 다른 분들의 열정에 함께해 나 또한 열정적으로 5개월을 살고 싶다. 5개월 이후에도 동료로서 함께하고 싶다.

- 협력

여기 와서 알게 되었지만 정글에는 수업이 없다. 1주일간 과제가 주어지고 팀별로 알아서 공부하고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에 팀의 역할이 중요하다. 운영진 말씀으로는 "팀이 살면 내가 살고 팀이 죽으면 나도 죽는다"라고 한다. 옳은 말씀이다. 그리고 팀 과제를 성공하는 한 어느 정도의 "범위"에 속하게 되어서 결과적으로 성공에 가까워진다고 한다.
여기 온지 1주일 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1개의 팀 과제를 마쳤다. 그 과정에서 소통하는 방법, git을 통해 협력하는 방법, 역할 분담, 코드 리뷰 등 많은 것을 배웠다. 5개월 간의 협력 경험을 통해 엄청나게 성장하고 싶다.

3. 어떤 자세로 임하고 싶은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와서 너무 좋다. 모두에게서 배울점이 보이면 배우려고 노력해야겠다. 이는 프로그래밍이나 학습 뿐만이 아니라 그분들의 삶의 태도, 선한 영향력을 주는 말투, 습관 등 모든 것이다. 대학동안 서로 비슷비슷한 이공계 풀에서 생활하다 보니 견문을 넓힐 기회나 발전의 기회가 적었다. 이번 기회에 정말 다양한 분들과 함께하면서 좋은 점을 모두 배우고싶다. 그리고 운영진분들도 평소에는 만나기 힘든 분들이다. 이렇게 가까이 볼 기회가 적으니 많이 질문하고 조언을 얻고 싶다. 모두 감사합니다.

4. 정글이 끝난 후 나의 모습

5개월동안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쁘게 지나갈 것 같다. 그만큼 배우는 것도 많으리라. 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5개월 이후에도 단지 전산학을 맛보았을 뿐이다. 모두 배웠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과정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과정을 마친 후에는 전산학 개념을 스스로 배우는 것을 "시작"했다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직은 잘 모르지만 OS등도 배우다 보면 꼬리를 물고 어떤 것을 더 공부해야 하는지, 혹은 개발 중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찾아볼 수 있는 안목이 생길 것이라 예상한다. 이처럼 정글이 끝난 후에는 스스로 어떤것을 공부해야 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스스로 찾아 해결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이 되어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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